금정총림 범어사는 20일 경내에서 '범어사 신중도 환수 봉안식'을 봉행했다.
금정총림 범어사는 20일 경내에서 '범어사 신중도 환수 봉안식'을 봉행했다.
범어사 신중도 제막식
범어사 신중도 제막식

한국전쟁 직후 국외로 유출된 것으로 추정되는 1891년 민규 스님 조성 불화 ‘범어사 신중도’가 60여 년 만에 본래 자리로 환수됐다.

금정총림 범어사(주지 경선 스님)는 오늘(20일) 대웅전 앞마당 및 보제루에서 ‘범어사 신중도 환수 봉안식’을 봉행하고 시민과 불자들에게 공개했다.

범어사 신중도 환수 봉안식에 참석한 스님들
신중도 환수 봉안식에 참석한 스님들
신중도 환수 봉안식에 참석한 재가 불자들
신중도 환수 봉안식에 참석한 재가 불자들
헌향하는 범어사 주지 경선 스님
헌향하는 범어사 주지 경선 스님

이날 봉안식은 범어사 주지 경선 스님, 부주지 범산 스님, 총무국장 보운 스님, 교무국장 범종 스님을 비롯한 사중 스님들과 박수관 부산불교총연합신도회장 등 800여 명이 동참한 가운데 △삼귀의 △반야심경 △경과보고 △인사말 △축사 △보제루 실내 입장 △제막식 △육법공양 △헌향 및 헌다 △참배 등의 순서로 진행됐다.

범어사 주지 경선 스님
범어사 주지 경선 스님

범어사 주지 경선 스님은 “신중도를 환수할 수 있게 된 경사스러운 인연을 맞이하게 된 데는 많은 분들의 원력과 노력이 없었다면 불가능한 일이었을 것”이라며 “범어사는 이번 극락암 신중도 환수를 계기로 현재 도난 되거나 유출돼 있는 범어사와 교구말사의 성보들을 온전하게 제 위치로 모셔올 수 있도록 최선의 노력을 다할 것”이라고 말했다.

박수관 부산불교총연합신도회장
박수관 부산불교총연합신도회장

박수관 부산불교총연합신도회장은 “다양한 이유로 세계 각국에 유출돼 있는 불교문화재 환수를 위해 사부대중과 불자들은 끊임없는 관심과 노력을 기울여야 할 것”이라며 “오늘 신중도 봉안을 기회로 기도도량 범어사의 위상이 더욱 높아지고 발전을 이뤄 부처님의 법력이 더욱 크게 일어나는 범어사가 되길 기원한다”고 축사를 전했다.

지난 10월 1일 국외소재문화재재단은 국외 소재 문화재 모니터링 중 미국 LA경매시장에서 조선후기 신중도 1점이 출품된 것을 발견, 범어사와 종단이 긴밀한 업무협조를 통해 남아있는 일부 화기와 같은 시기 불화를 비교‧검토해 이 불화가 1891년 조성된 범어사 극락암 신중도임을 확인했다.

범어사와 총무원 문화부, 국외소재문화재재단은 범어사 신중도의 환수를 위해 즉각 범어사 호법국장을 환수추진단장으로 환수추진단을 구성하고, 10월 4일 현지로 출국해 이를 정밀 조사한 뒤 10월 6일 경매에 참가해 환수했다. 지난 10월 30일 현지로부터 이운이 완료됐으며, 11월 5일 조계종총무원장 원행 스님을 증명으로 총무원에서 환수공개식을 가진 뒤 오늘 환수 봉안식을 통해 범어사 사부대중에게 공개하게 됐다.

이는 지난 2015년 극락암에 봉안됐던 ‘칠성도’ 3폭을 어렵게 해외에서 환수해 오며 해외반출 문화재 제자리 찾기에 힘을 기울여 온 범어사와 종단, 국외재단 등 기관 간 긴밀한 협력이 만들어낸 결과로 볼 수 있다.

범어사 신중도, 146.1x144.8cm, 조선 1891년
범어사 신중도, 146.1x144.8cm, 조선 1891년

가로 144.8cm, 세로 146.1cm 크기의 범어사 신중도는 현재 휴휴정사 자리에 위치했던 극락암에 모셔져 있던 불화로 범어사 칠성도와 화풍이 유사하고 제작시기가 동일하다. 화면 중앙에는 예적금강, 마리지천, 위태천을 주존으로 좌우에 천부의 호법신과 팔부중의 호법신을 그렸다. 예적금강 좌우로는 범천과 제석천으로 추정되는 존상과 천부의 권속이 그려져 있고 마리지천과 위태천 주변에는 호법신이 외호하고 있다.

한편, 범어사는 오는 27일까지 신중도를 보제루에서 시민과 불자들에게 공개하며, 이후 범어사 성보박물관으로 이운해 전시를 계속 이어간다. 또한, 향후에는 범어사 신중도에 대한 문화재 지정 절차도 진행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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