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불교조계종 총무원은 오늘 한국불교역사문화기념관 1층 로비에서 ‘범어사 신중도 환수 고불식’을 봉행했다.
대한불교조계종 총무원은 오늘 한국불교역사문화기념관 1층 로비에서 ‘범어사 신중도 환수 고불식’을 봉행했다.

1950~60년대 한국사회 혼란기 국외로 유출된 것으로 추정되는 금정총림 범어사의 신중도가 제자리로 돌아왔다.

이에 대한불교조계종 총무원(총무원장 원행 스님)은 오늘(5일) 한국불교역사문화기념관 1층 로비에서 원행 스님을 증명으로 모시고 ‘범어사 신중도 환수 고불식’을 봉행했다. 

지난 9월 국외소재문화재재단은 국외경매시장에 출품된 한국문화재 모니터링 중 신중도 1점을 발견하고 종단과 공유했다. 종단이 발견된 신중도의 원 봉안처 및 출처를 확인한 결과, 1891년 화승 민규(玟奎)에 의해 조성된 것으로, 현재 범어사에 남아있는 <칠성도>와 화기의 구성이나 내용이 유사해 범어사 극락암에 봉안됐던 작품임을 알게 됐다.

조계종 문화부(부장 오심 스님)와 금정총림 범어사(주지 경선 스님), 문화재청 산하 국외소재문화재재단(이사장 최응천)은 성보의 환지본처를 위해 응찰을 통한 환수를 결정하고, 10월 6일 미국 LA에서 진행된 경매에서 낙찰 받았다. 

범어사 신중도는 10월 30일 한국으로 돌아와 불교중앙박물관에서 간단한 보존처리를 마쳤으며, 오늘 고불식 후 원래의 자리인 범어사에 봉안될 계획이다.

조계종 총무원장 원행 스님
조계종 총무원장 원행 스님

총무원장 원행 스님은 “종단은 불교문화의 보존, 전승에 대한 성찰을 바탕으로 사찰을 떠난 우리의 문화유산을 되찾기 위해 쉼 없이 정진해왔다”며 “이러한 정진의 조그마한 결실이 오늘 범어사 신중도의 고불식으로 이어지게 됐다”고 말했다. 이어 “아직 제자리로 돌아오지 못한 많은 성보문화재들이 오늘을 계기로 하루 속히 원래 자리에서 예경 받을 수 있도록 사부대중 모두 힘을 모아달라”고 강조했다.

금정총림 범어사 주지 경선 스님
금정총림 범어사 주지 경선 스님

범어사 주지 경선 스님은 “귀한 성보 신중도를 환수할 수 있게 된 경사스러운 인연을 맞이하게 된 데는 많은 분들의 원력과 노력 없이는 불가능한 일”이라며 “범어사는 이번 극락암 신중도 환수를 계기로 현재 도난되거나 유출돼 있는 범어사와 교구말사의 성보들을 온전하게 제 위치를 모셔올 수 있도록 앞으로도 최선의 노력을 다할 것”이라고 다짐했다.

범어사 신중도, 146.1x144.8cm, 조선 1891년
범어사 신중도, 146.1x144.8cm, 조선 1891년
범어사 신중도 화기
범어사 신중도 화기

범어사 신중도는 가로 144.8cm, 세로 146.1cm의 크기로 화면 중앙에 예적금강, 마리지천, 위태천을 주존으로 좌우에 천부의 호법신과 팔부중의 호법신을 그렸다. 예적금강 좌우로는 범천과 제석천으로 추정되는 존상과 천부의 권속이 그려져 있고 마리지천과 위태천 주변에는 호법신이 외호하고 있다. 

이는 19세기 후반에 조성되기 시작한 104위 신중도 형식을 계승한 19세기 후반 불화로 현존하는 사례가 거의 없어 20세기에 조성된 104위 신중도의 전통을 보여주는 중요한 불화다. 이번 신중도 귀환으로 수용 기전과 완호 낙현의 화맥이 범어사를 중심으로 계승됐음이 향후 밝혀질 것으로 종단은 기대한다.

한편, 범어사는 지난 2015년 7월 조선 후기 극락암 칠성도 3폭을 스위스 취리히 경매를 통해 환수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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