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호 건물지 조사 후 전경 (1차 발굴 2017년)
1호 건물지 1차 발굴 (2017년)
1호 건물지 2차 발굴 (2019년)
1호 건물지 2차 발굴 (2019년)

문화재청(청장 정재숙)은 고려 전기에서 조선 후기까지 운영된 산지가람의 사찰로 추정되는 화천 계성리사지 유적 발굴조사에서 국내 최초로 육각형 모양의 건물지가 확인돼 10월 1일 오후 2시 현장을 공개한다고 밝혔다.

화천 계성리사지는 신라 말 고려 초의 일반적인 평지가람 배치의 특징을 잘 보여주고 있는 곳이며, 보물 제496호 화천 계성리 석등 정비사업의 일환으로 화천군(군수 최문순)과 강원고고문화연구원(원장 지현병)이 발굴조사를 시행했다. 중심사역으로 확인된 구역에서는 정밀발굴조사가, 외곽지역에서는 시굴조사가 이뤄졌다. 

조사결과, 중심사역은 남북축선을 기준으로 중문지, 석탑지, 동·서 석등지, 금당 추정 육각형 건물지가 위치하는 1탑 1금당의 가람배치가 뚜렷하게 나타났다.

특히, 국내 절터에서 최초로 확인된 평면 육각형의 건물지는 이번 발굴조사에서 가장 큰 성과로 평가되고 있으며, 고려 전기에 조성된 건물지는 가람배치상으로 볼 때 본존불을 모신 금당으로 추정되는데, 육각형의 기단에 고맥이 초석(주춧돌)을 사용했다.

기단 한 변의 길이는 약 5.4~5.7m, 적심석기초의 지름은 약 1.8~2.2m이며, 면적은 기단을 기준으로 약 88.2㎡이다. 이후 조선 시대에 가서 평면 방형으로 재건됐는데, 정면 3칸, 옆면 3칸으로 면적은 약 132.7㎡이다. 건물지 중앙에는 평면 육각형의 쪼갠 돌(할석)이 깔려 있어 불상의 불대좌(佛臺座)가 놓여 있었던 것으로 추정된다. 

육각형 모양의 법당지는 현재 북한 금강산 정양사(正陽寺)에도 있으며, 이 정양사의 육각형 법당지(현 약사전) 중앙에도 석조본존불이 배치되어 있어서 비교 짐작이 가능하다.

제3호 건물지 내에서 확인된 궐수문(고사리 모양 무늬)이 조각된 타원형의 석조화덕시설은 그 동안 국내에서 확인된 고려 시대 화덕시설 중에는 가장 화려하고 격조 높은 시설로 고려 시대 차 문화의 단면을 보여주는 특징적인 유구로 볼 수 있다.

문화재청은 “현재 추정 계성리사지 주변 사굴조사를 통해 부속건물터가 많이 분포하고 있다는 사실이 확인됨에 따라 사세와 위상이 매우 컸던 사찰이었음을 짐작할 수 있다”며 “이곳이 북한 금강산의 정양사와 건축구조물에서 매우 유사한 양상을 보이고 있어 금강산 관광 등 남북교류가 회복되면 두 사찰을 남북이 공동으로 연구해 볼 가치가 있는 사안으로 연구 기회가 마련되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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