용두산 미타선원(주지 종호 스님)은 지난 19일 극락보전에서 미국 예일대 한국학 교수 일미 스님을 특별 초청해 ‘청춘들을 위한 희망 만들기’ 토크콘서트를 개최했다.
용두산 미타선원(주지 종호 스님)은 지난 19일 극락보전에서 미국 예일대 한국학 교수 일미 스님을 특별 초청해 ‘청춘들을 위한 희망 만들기’ 토크콘서트를 개최했다.

용두산 미타선원(주지 종호 스님)은 지난 19일 극락보전에서 미국 예일대 한국학 교수 일미 스님을 특별 초청해 ‘청춘들을 위한 희망 만들기’ 토크콘서트를 개최했다.

이날 토크콘서트의 진행은 미타선원 행복명상센터 원장 하림 스님이 맡았으며, 일미 스님은 1부 강연 시간에서 ‘질볼트 테일러 마음 다스리는 방법-현대 미국 명상 흐름과 불교명상을 중심으로’란 주제로 미국 명상의 큰 흐름에 대해 설명했다.

일미 스님
일미 스님

질 볼트 테일러(Jill Bolte Taylor) ‘90초의 규칙’

미국의 질 볼트 테일러(Jill Bolte Taylor) 박사는 뇌졸중을 경험한 뇌 과학자입니다. 우리 머릿속에는 좌뇌와 우뇌가 항상 충돌하고 있습니다. 좌뇌의 기능은 주로 과거와 미래를 끊임없이 생각하고 계산하며 계획하는 역할을 합니다. 또한, 언어에 의지하며 ‘나’에 대한 집착을 보입니다. 반면, 우뇌는 항상 현재에 머물러 있으며, 지금 순간을 바라보고 그곳에 집중합니다. 우뇌에서는 언어를 사용할 수 없으며, ‘나’라는 것이 없고 시간과 공간의 경계가 없습니다.

질 볼트 테일러 박사가 1996년 하버드에서 뇌 분석학 연구를 할 때 뇌졸중에 걸리며 신기한 경험들을 하게 됩니다. 그녀의 좌뇌에 손상이 일어나게 되면서 팔, 다리 등 온 몸의 움직임이 너무나도 생소하게 느껴지고 나와 내 밖의 경계가 사라지는 느낌을 받았다고 합니다. 그녀는 그때의 감정을 정말 황홀하고 희열을 느꼈다고 말하고 있습니다. 

그녀는 37세의 모든 고통과 미움, 증오, 성냄이 사라지는 것을 경험하게 되지만, 이후 8년간의 치료가 시작됨으로써 회복기간 동안 그 습관들을 다시 살리게 됩니다. 우리의 삶은 80%를 좌뇌에 의존해서 살아가고 있습니다. 그때 그녀는 깨닫게 됩니다. ‘인간이 괴로운 이유가 바로 여기 있구나.’

그리하여 질 볼트 테일러 박사는 ‘90초의 규칙’이라는 것을 만들어냈습니다. 뇌의 회로는 항상 어떤 일이 닥쳤을 때 좌뇌에서 먼저 판단이 이뤄집니다. 그녀는 우리 두뇌의 신경 회로가 훈련을 통해 바뀔 수 있다고 믿게 되었죠. 사람들이 화가 날 때 머리에서는 곧바로 호르몬을 분비하게 됩니다. 그래서 심장이 뛰고 몸에 열이 오르는 등의 증상이 나타나는 것입니다. 이렇게 화가 날 때 두뇌 신경 회로의 첫 사이클인 90초 동안 어떻게 반응하냐에 따라 달라지는 것입니다.

처음 화가 올라올 때 그것에 반응하지 않고 화를 받아들이고 마음과 몸에서 일어나는 현상을 바라봐야 합니다. 이 때 가장 효과적인 방법은 첫째, 살면서 호기심을 느꼈던 순간을 생각하기 두 번째, 과거 행복했던 기억 떠올리기 세 번째, 관심을 딴 데로 옮기기입니다. 이렇게 90초를 견뎌내게 되면 두뇌 신경 회로가 두 번째 사이클로 넘어가면서 화가 사라지게 됩니다.

질 볼트 테일러 박사는 현재도 그림, 음악, 산행 등과 같은 것을 통해 우뇌를 강화시키는 삶을 살고 있습니다. 우리의 고통은 마음에 따라 달라집니다. 성냄, 기쁨 등의 모든 마음이 바라봄의 대상이 됩니다. 그 마음들을 바라봄으로써 내 몸이 어떻게 반응하는지 살피고, 내 습관적인 뇌의 신경회로를 조금씩 바꿔보는 삶을 산다면 우리 사회가 조금은 편안해지게 될 것입니다.

괴로움과 고통을 받아들이고 바라보기

불교수행자이자 과학자, 철학자, 역사학자인 유발 노아 하라리(Yuval Noah Harari)는 인류역사를 되돌아보며 현재 시점에서 어떻게 방향을 바꿔 행복을 추구해야 할까를 생각했습니다. 그는 애초에 우리가 목표를 잘못 세웠다고 주장합니다. 우리 인류역사는 7만 년 전부터 인지능력을 발달시키며 지구를 지배하기 시작했습니다. 지금까지 우리 인간은 주위 위험으로부터 살아남기 위해 외적 조건을 계속해서 향상시켜 왔습니다.

인류 진화 과정에서 호모사피엔스시기에 ‘상상력’이라는 것이 생김에 따라 여러 위협들을 생각하게 되고 거기에 대처할 방안을 떠올리게 됩니다. 그리하여 인류는 단체 생활을 시작하게 되었습니다. 많은 사람들을 모으기 위해 종교가 시작됐고, 유발 노아 하라리는 종교를 공동체 생활을 하면서 외적인 위협에서 벗어나기 위한 도구라고 정의했습니다.

인류가 외적인 장애들을 극복하면서 현재의 풍족하고 평화로운 시대까지 오게 됐지만 우울증에 걸리는 사람들은 더욱 늘어나고 있습니다. 외적인 향상에 집중해서 환경은 좋아졌지만 우울증은 왜 계속 심해질까요? 그래서 서양에서 처음으로 자신에게 문제를 던지고 이 문제에 대한 답을 찾기 시작한 게 바로 1950~60년대 히피족입니다. ‘행복은 밖에 있는 것이 아니라 안에 있는 것이다.’라는 주제로 운동을 시작하게 됩니다.

하지만 유발 노아 하라리는 이 또한 잘못된 것이라고 합니다. 마음 안에 행복이 있다는 것은 또 다른 잘못된 집착입니다. 우리의 마음은 항상 변합니다. 부처님은 마음 밖에 나라는 주체가 없고 마음 안에도 나라는 주체가 없다고 하셨습니다. 부처님이 말씀하신 것은 행복의 추구는 밖에 있는 것도, 마음에 있는 것도 아니라는 것이죠. 마음과 몸의 성격을 바라볼 줄 아는 능력이 지금까지 우리가 키워온 진화관행이고 생존본능입니다. 인간은 끊임없이 완벽성을 추구하며 살아가고 있기 때문에 지금 같은 진화론을 가지고 산다면 행복은 멀리 있을 것입니다. 마음과 몸에서 일어나는 모든 모습을 바라보는 수행을 해야 합니다.

앞에서 설명한 두 예로 살펴볼 때 미국 명상의 큰 흐름의 공통점은 괴로움, 마음의 고통은 피할 수 없다는 것입니다. 문제는 우리가 첫 번째의 고통과 괴로움을 가지고 2차, 3차의 고통과 괴로움을 만들어내고 있다는 것입니다. 고통과 괴로움이 생겼을 때 그것을 받아들이고 거기서 머물러야 하는데 우리 인간은 끊임없이 새롭게 만들어내고 있습니다. 그냥 우리가 가지고 있는 정신적, 육체적 고통을 받아들이고 그것을 바라보며 실수를 줄인다면 그것이 가장 의미 있는 삶일 것입니다. 명상이라는 것은 그 피할 수 없는 괴로움과 고통을 받아들이고 바라보되 반응하지 않는 능력을 키우는 것입니다.

Q&A

Q. 바른 스승님의 기준은 무엇인가요?

A. 사람들은 무언가를 해결하고 고통과 괴로움을 함께하는 대상이 있을 때 힘이 생깁니다. 그래서 스승이 필요한 것이죠. 스승으로 누군가를 삼기 위해서는 그 사람과 오랫동안 같이 있어봐야 합니다. 저처럼 이렇게 한 시간 와서 강의하고 떠나는 사람은 스승이 될 수 없습니다. 시간을 두고 가까이서 바라보며 그 분이 어떻게 상황에 대처하는지를 보고 존경하는 마음이 일어나야 스승이 될 수 있습니다. 또한, 겸손하지 않은 사람은 스승이 될 수 없다고 생각합니다. 겸손하면서 자기 취착이 강하지 않고 하심(下心)하는 사람이 바른 스승이라 할 수 있을 것입니다.

Q. 두 가지 중 하나만 선택해야 하는데, 둘 중 무엇에 더 마음이 가는지 모를 때는 어떤 것을 선택해야 할까요?

A. 보통 한 가지를 결정한다 하더라도 두려움은 계속 될 것입니다. 마음이 부정적으로 반응할 때 두려움이 생기기 때문입니다. 제일 좋은 것은 결정을 내렸을 때 반응하지 않고 그 결정에 따르면 되는데, 순간순간의 반응들을 계속 끌고 나가기 때문에 절충안이 없는 마음에 두려움을 느끼는 것입니다. 우리 마음이 선택의 순간에 어떻게 반응하느냐에 따라서 인생의 성취감이 좌우됩니다. 한번 선택을 하면 그냥 그대로 나아가는 것이 중요합니다. 외적인 조건도 중요하지만 진정한 행복을 느낄 수 있는 마음의 능력을 깨달아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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