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연선원 주지 희상 스님
유연선원 주지 희상 스님

선향다회(회장 한복순)가 지난 1일 향성다실에서 유연선원 주지 희상 스님을 초청해 제2회 선향포럼을 개최했다.

‘하나로 돌아가기’란 주제로 진행된 이날 포럼에서는 △설치미술 △회화 △드로잉 파트별로 희상 스님의 작품을 살펴보며 이야기하는 시간을 가졌다.

희상 스님은 본 강연에 앞서 “미술작품은 나의 일기이자 내가 살아온 과정, 내가 익숙했던 색깔 등을 표현해 내는 것”이라며 “어떤 것을 닮으려 하지 않고 나의 있는 그대로를 공개하는 시간”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스님은 독일에서의 생활을 회상하며 “독일에서는 나의 근원적인 것을 더욱 많이 표현하고 그렸었는데, 한국으로 돌아오니 스님이라는 입장에서 틀에 갇혀 그림을 그리게 됐다”며 “우리가 관념에서 자유로워지기 위해서는 어마어마한 노력이 있어야 하고 그 관념을 깰 수 있도록 노력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희상 스님은 독일 유학 당시 ‘고무신 작가’라고 불릴 정도로 고무신에 관심을 가지고 고무신을 활용한 작품들을 다수 선보였다. 스님은 해인사와 운문사 등에 연락해 사찰에서 버려지는 고무신을 대량으로 공수해 색다른 작품 활동들을 펼쳤다.

“고무신이라는 것은 스님들에게 한 방향으로 나아가게 하는 동일성을 가지고 있는 반면, 그 안에는 개개인의 성숙된 자기만의 차별성을 가지고 있다. 스님들의 고무신 안에는 개개인의 스토리가 담겨 있다.”

스님은 독일 졸업작품전에서 고무신에 금강경을 송곳으로 새기고 석고로 본 뜬 작품을 출품하며, 안은 석고지만 겉은 고무신인, 겉과 속은 둘이 아닌 하나라는 의미를 담아냈다.

또한, 스님의 회화 작품에는 공통적으로 큰 나무들이 등장한다. 이에 대해 “그림에서 나무는 부처님에게 의지하고 그처럼, 그렇게 가야할 곳에 대한 것들을 의미한다”며 “그림에 나오는 나무의 역할은 부처님을 상징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마지막으로 “부처님을 표현하는 방식은 재료에 따라, 방법에 따라 매우 다양하지만 그것들의 공통점은 결국 작품을 통해 부처님을 만나는 것”이라며 “나 역시 그림을 가르치면서 여러분들만의 부처님을 보는 것, 이것이 바로 내가 미술을 하는 이유가 아닐까 생각한다”고 말하며 희상 스님이 그림을 그리고 작품 활동을 이어가는 의미에 대해 전했다.

한복순 선향다회 회장
한복순 선향다회 회장

포럼을 주최한 한복순 선향다회 회장은 “문화는 여러 사람들이 교류할 수 있는 공간과 서로 통하는 마음을 만들어 주는 것”이라며 “지난 1회 선향포럼에서는 도예가 김광석 작가를 만나 새로운 것을 배우는 시간을 가졌는데, 오늘 역시 희상 스님의 이야기를 통해 또 다른 색깔의 감명 깊은 공부를 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선향다회는 차공부와 경공부를 병행하는 차인들의 모임으로 지난 4월 15일에는 도예가 둔산 김광석 작가를 초청해 다구와 선차에 관한 포럼을 진행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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