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곽기자의 아담(雅談)한 공간] 커피와 더불어 평화로운 세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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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곽기자의 아담(雅談)한 공간] 커피와 더불어 평화로운 세상
  • 곽은영 기자
  • 승인 2019.06.17 17:2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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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 두구동 홍법사 ‘화두和豆’

부산에 사는 사람이라면 금정구 일대에서 하늘 높이 치솟은 대형 불상을 보고 ‘저긴 어디일까?’라는 의문을 품어본 적이 있을 것이다. 이 대형 불상이 자리 잡은 곳은 바로 ‘홍법사’라는 절이다.

홍법사 잔디마당에서 노는 아이들
홍법사 잔디마당에서 노는 아이들

오늘은 홍법사에 ‘화두’라는 갤러리 카페가 있다고 하여 발걸음을 옮겨보았다. 홍법사를 찾아가는 길 역시 거대한 좌불상이 가장 먼저 눈에 띈다. 홍법사 입구에 들어서니 넓은 잔디마당이 보인다. 이 잔디마당은 부산시민 모두에게 개방되어 있어 시민들에게 좋은 힐링 장소, 나들이 장소로 손꼽힌다. 6월 햇살에 비친 잔디들은 더욱 싱그러운 빛을 띠고 있다. 

홍법사의 잔디마당은 굉장히 넓고 방해물이 없어 아이들이 마음껏 뛰어 놀기에 딱 이다. 폭신폭신한 잔디는 아이들이 혹여 넘어진다 하더라도 전혀 아플 것 같지 않다. 도심 속 생활에 지친 어른들은 돗자리에 누워 햇살과 바람을 맞으며 휴식을 즐기고, 평소 층간소음으로 맘껏 뛰 지 못했던 아이들은 맑은 공기와 함께 하루 종일 놀 수 있다. 이곳에서 만큼은 뛰는 아이들에게 소리를 지르지 않아도 되고, 아이들은 엄마 눈치를 보지 않아도 된다.

和豆(화두)
和豆(화두)

파란 잔디마당을 뒤로 하고 카페로 자리를 옮겨 보았다. 불상이 있는 홍법사 본당으로 올라가서 왼쪽으로 보면 카페가 있다. 간판은 하얀 배경에 까만 글씨로 ‘和豆(화두)’라고 아주 심플하게 적혀 있다. 군더더기 없는 디자인이라 더욱 눈에 잘 들어온다. 카페 이름인 ‘화두’는 ‘커피와 더불어 평화로운 세상’이라는 뜻을 가지고 있다고 한다.

실내로 들어서니 밖에서 생각했던 것 보다 꽤 넓다. 하지만 휴일이라 그런지 카페 내부가 손님들로 복작복작했다. 음료를 주문하기 위해 메뉴판을 보니 다양한 메뉴와 착한 가격에 입꼬리가 절로 올라간다. 요즘 시내에 웬만한 카페들은 아메리카노 한잔에 4,000~5,000원을 넘기기 십상인데 여기는 2,000원이면 마실 수 있다. 

커피를 못 마시는 사람들을 위한 메뉴인 수제자몽차, 대추차, 유자차, 유기농허브티, 레몬에이드, 고구마라떼, 핫초코, 요거트스무디, 생과일쥬스, 팥빙수 등 굉장히 다양한 종류들이 있지만 비싸도 3,500원을 넘지 않는다.

더운 날씨라 시원한 아메리카노를 한 잔 시키고 카페 내부를 둘러보았다. 화두는 순수 자원봉사자들의 손길로 운영된다고 적혀있다. 그 문구를 보니 가격이 왜 이리 착한지 조금은 이해가 됐다. 

안으로 들어가니 세미나실처럼 널찍한 공간이 나온다. 가운데의 긴 테이블을 기점으로 4인용 테이블들이 둘러싸고 있다. 가운데에 있는 테이블은 10명 정도가 앉을 수 있는 단체석이라 학생들이 스터디를 하거나 단체회의 등을 하기에도 좋아 보인다. 화두는 내부 공간이 전체적으로 넓고 테이블들이 일정한 간격을 유지하고 있어 옆 테이블에 방해를 받지 않는 장점이 있다. 

갤러리 카페답게 화두의 벽면 곳곳에는 다양한 사진들이 걸려있다. 깜찍한 표정의 석불과 연꽃, 투명한 물방울이 맺혀 있는 연잎, 홍법사 주지 스님과 그 앞에 둘러앉은 귀여운 동자 스님들의 모습이 보인다. 지금은 특별한 사진전이 열리고 있지 않지만 화두에서는 간간히 사진전을 비롯한 문화전시들이 열린다고 하니 미리 일정을 체크한 후 방문하면 향긋한 커피와 전시를 동시에 즐길 수 있을 것이다.

이곳 화두의 명물은 따로 있다. 바로 입구 반대편으로 나있는 커다란 창이다. 이 창을 통해 홍법사의 전경을 한 눈에 담을 수 있으며, 계절별로 변하는 자연의 모습도 볼 수 있다. 이 창이 화두에서는 가장 큰 액자가 된다. 또한, 아이들과 함께 온 가족이라면 어른들은 카페에서 음료를 마시고 아이들은 창 밖에서 뛰어 놀 수 있다. 창을 통해 아이들의 모습을 볼 수 있기 때문에 더욱 안심이 된다.

주문한 커피가 나왔다. 어느 카페를 가든 그 카페의 기본적인 맛을 볼 수 있는 아메리카노를 시키는 편인데 화두의 커피는 맛이 좋아 만족스러웠다. 이곳은 손님들 사이에서 수제자몽차 맛집으로도 통한다고 한다. 하나하나 직접 담근 자몽청으로 만든다고 하니 그 정성과 맛이 기대가 된다. 다음에 방문한다면 수제자몽차를 꼭 먹어봐야겠다고 생각했다. 혹시 자몽의 쌉싸름한 맛을 좋아하지 않는다면 이제 곧 한여름 더위가 시작되니 시원한 얼음에 고소한 콩가루와 달콤한 통팥이 듬뿍 올라간 화두의 팥빙수도 좋을 것 같다.

대형 불상으로 이국적인 느낌을 물씬 뿜어내는 홍법사는 부산 금정구 두구동 신창농장에 위치해 있으며, 1호선 노포역에서 매시 15분, 45분마다 셔틀버스를 운행하기 때문에 대중교통으로도 그리 어렵지 않게 찾아갈 수 있다.

 

주소 : 부산 금정구 두구로33번길 202
오픈 : AM 10:30
마감 : PM 17:30 (마지막 주문 16: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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