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재청(청장 정재숙)은 오는 10일 오전 10시 서울 국립고궁박물관에서 ‘벽화문화재 보존관리 방안 마련’을 위한 학술심포지엄을 개최한다.

벽화문화재는 사찰, 궁궐, 사당, 향교, 고분 등 건조물의 벽면에 그려진 그림으로, 건축과 회화가 접목된 복합적 가치를 지닌 문화재다. 하지만 그동안 국보와 보물로 지정된 벽화문화재는 국보 제46호 부석사 조사당 벽화 등 12건에 불과하며, 그 고유한 가치가 제대로 조명되지 않고 다른 유형 문화재에 비해 덜 부각돼 왔다.

‘벽화문화재 보존관리 방안 마련’을 주제로 한 이번 심포지엄은 총 3부로 구성된다. 먼저 제1부에서는 ‘벽화문화재의 미술사적 의미와 보존관리 역사’를 통찰해본다. 벽화문화재의 상당수는 사찰의 건조물 위에 그려지는데, 일반적인 불교회화와 달리 사찰 건조물 내 방향이나 위치에 따라 장엄적 가치와 예배적 가치가 달라져 미술사적으로도 매우 흥미로운 주제다.

먼저 ‘한국의 사찰벽화: 시대별 장엄요소와 표현 영역’(박은경, 동아대학교) 발표에서는 한국의 건조물 내 위치별 벽화문화재가 지닌 의미를 살펴봄으로써 벽화의 종교적·예술적 가치를 이해할 수 있다. 

‘우리나라 벽화 보존처리의 발자취’(한경순, 건국대학교) 발표에서는 사찰벽화뿐만 아니라 고분벽화를 포함하여 그간의 벽화문화재 보존연구 현황을 종합적으로 정리해 지난날 벽화 보존처리의 발자취를 검토해 본다. 이를 통해 미진했던 과거 처리방식에 대한 반성과 함께 앞으로 나아가야 할 방향성에 대해서도 고민해볼 수 있을 것이다.

제2부에서는 ‘건조물과 상생하는 벽화문화재의 보존관리 방안’을 고민해보는 시간이 마련된다. 앞서 살핀 것처럼 벽화문화재는 벽체 위의 그림으로서 건조물의 일부로 남아 있는 것이 기본인데, 건조물의 시각에서 벽화를 중요하게 인식하고 양자 간의 조화를 이루는 것이 중요하다.

이를 위해 ‘건조물 내외 벽화의 현황과 보존관리’(허상호, (사)성보문화재연구원) 발표에서는 ‘한국의 사찰벽화 전수조사(2006~2014)’ 결과를 바탕으로 현재 남아있는 벽화 현황에 대한 분석 결과를 소개한다. 

또한, ‘건조물의 노후와 구조 변위에 따른 벽화 보존관리‘(강현, 국립문화재연구소) 발표에서는 건조물의 변형 유형에 따른 벽화 손상의 유형을 분석하고, 구조물의 관점에서 벽화 보존 시 고려되어야 할 것들, 즉 구조물 변형이나 해체수리 등에 대한 사항들을 중점적으로 검토한다.

주제발표의 마지막 순서인 제3부에서는 ‘벽화문화재의 분리와 수장관리에 관한 고찰’이 진행된다. 벽화는 건조물의 원래 위치에서 최대한 보존되어야 하나, 구조적 한계성으로 인해 분리가 불가피한 경우가 있다. 따라서 우리나라 벽화문화재의 분리사례를 분석하고, 분리된 벽화의 보존현황을 검토하는 일은 매우 중요하다.

‘우리나라 벽화의 분리와 원위치 복원에 관한 기술적 검토’(이화수, 충북대학교) 발표에서는 영주 부석사 조사당 벽화 등 그간의 주요 벽화 분리 사례를 살펴보며, 분리 시 주요 공정에서 고려되어야 할 사항들을 다룬다. ‘벽화문화재의 수장관리 한계와 개선방안’(나윤호, 불교중앙박물관)에서는 분리된 벽화문화재의 수장관리에 대하여도 구체적인 사례와 함께 심도 있는 논의가 펼쳐진다. 그간의 벽화 수장관리 연혁과 현재 수장상태 분석, 수장관리의 개선사항에 대한 제언 등을 종합적으로 고찰해볼 것이다.

주제발표 후에는 벽화문화재 보존관리 방안 전반에 관한 종합토론과 질의응답 시간이 준비된다. 벽화의 건조물 내 원위치 보존방안, 분리 이후의 수장관리 방안 등에 대해 관련 전문가의 의견을 듣고, 더 나아가 문화재에 관심이 많은 일반 국민의 생각과 의견을 경청하는 자리가 될 것이다.

문화재청 관계자는 “이번 학술심포지엄의 결과를 바탕으로 벽화문화재 보존 및 관리에 관한 원칙을 마련할 계획으로, 현재 이를 위한 전문가 실무협의단(working group)을 구성‧운영 중”이라며, “앞으로 만들어질 원칙들은 건조물 보수정비 등 문화재 수리행정에 있어 하나의 기준으로 삼아 그동안 취약한 상태에 놓여 있던 벽화문화재 보존에 활용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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