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몸이라서 그 사이를 벌리는 요단강이란 없다. 중생이 전제되지 않는 부처가 없듯이 부처 없는 중생 또한 없다. ※ 박성철 교수의 불교 한 컷은 매주 월요일 연재됩니다.
최근 인기 아이돌 그룹 방탄소년단의 멤버 정국이 공항에서 입은 생활 한복이 실시간 검색어에 오르며 큰 화제를 모았다.방탄소년단 정국은 7월 4일 일본 오사카 공연을 위해 일본으로 출국하던 중 진한 회색 톤의 생활 한복을 입고 나타나 공항 패션의 새 역사를 썼다. 이후 정국의 옷이 부산에 위치한 승복 전문 인터넷 쇼핑몰 ‘지장사’의 제품으로 알려지며 한 때 서버가 마비되는 등 쇼핑몰 역시 전 세계 팬들의 뜨거운 관심을 받았다.오상목 지장사 대표는 “처음에는 몰랐는데, 4일 아침에 팬들이 전화를 해서 정국의 옷이 지장사 제품이 맞느냐고
그것도 언젠가는 사라질 허깨비 같은 걸 말이다. ※ 박성철 교수의 불교 한 컷은 매주 월요일 연재됩니다.
화개천을 따라 쌍계사로 가는 길엔 곳곳에 골짜기가 많다. 늘 다니던 길로만 가다 보니 그 골짜기 안에 숨겨진 평화로운 풍경을 자주 놓친다. 지리산을 어머니에 비유하곤 하는데, 나는 그 이유가 치마폭 같은 산자락의 형세에 있다고 본다. 두툼한 겨울 한복 치마를 넓게 펴고 인자하게 아이를 맞이하는 엄마의 모습. 곱게 다려진 치마는 매끄러운 곡선으로 굴곡지고, 그 골 사이에는 따스한 햇볕이 스미는 풍경. 그래서 화개천을 중심으로 지리산 자락은 자연스럽게 계곡과 맞닿으면서도 안온하게 펼쳐져 있는 엄마의 치맛자락과 가장 닮아 있지 않은가 싶
갈증에 제일은 아무런 맛이 없는 물이듯이... ※ 박성철 교수의 불교 한 컷은 매주 월요일 연재됩니다.
하동에 오갈 때 마다 두 가지 감정이 교차한다. 하나는 반짝이는 섬진강과 유연한 능선이 주는 설렘이다. 또 하나는 하루가 달리 변하는 발전된 하동이 주는 애석함이다. 개인적으로 후자가 주는 아쉬움은 너무나 크다. 마을을 지나다니던 굴곡진 옛길 대신 시원하게 뚫린 길은 얼마나 많은 것을 잃게 했는가. 속도를 내지 않고서는 달릴 수 없는 길 위에서 옛길에 대한 아쉬움으로 속앓이하면서도 나 역시 시간을 단축하고 풍경을 단축하며 지나간다.지리산 자락 어느 한 곳 개발의 영향을 받지 않는 곳이 없다. 그러나 차가 아닌 두 다리를 택한다면 얘
남 따라 하다 세월 다 간다. ※ 박성철 교수의 불교 한 컷은 매주 월요일 연재됩니다.
화엄경에는 화장세계를 “어떤 세계는 칠보로 만들어져 있어 여러 가지 궁전들이 있고, 그곳에는 청정한 업을 말미암아 얻은 것이라.”고 설명하고 있다. 모든 경전에서 가장 아름다운 장엄은 ‘칠보’를 최고로 치고 있다. 본래 칠보는 금, 은, 마노, 유리, 산호, 진주, 호박 등을 의미하지만, 그만큼 화려하고 찬란한 색을 뜻한다. 우리나라 전통공예인 칠보공예가 그렇다. 오직 유약과 불이 만난 조화가 이루어낸 최상의 예술이 칠보공예다.김홍범 클로이수 대표는 우리나라 전통 칠보공예를 현대적 가치로 재창출하고 있는 불자 사업가이자 이수경 대한
차시배지를 지나 정금차밭으로 가는 길이 있다. ‘천년차밭길’. 지리산 둘레길의 가장 큰 강점은 왼편의 풍경과 오른편의 풍경이 다르다는 점을 들 수 있다. 왼쪽으로 대나무숲을 끼고 돌면, 오른쪽에는 지리산맥이 펼쳐진다. 좌우가 다른 풍경이니 길손에겐 양손에 보배를 얻은 셈이다.천년차밭길을 한참 걷다 보면 중간쯤 특별한 포인트가 있다. 둘레길은 전체적으로 고도가 높은 편이 아닌데, 중간 지점의 한 길목은 왼쪽부터 오른쪽까지 지리산 주봉을 만날 수 있는 포인트다. 지리산은 모든 것을 보듬어 품는다고 하니, 이곳에 서면 지리산의 품안에 내
자연은, 그저 순리대로 살라고 한다. 욕심에 눈이 먼 인간만이 그걸 외면할 뿐이다. ※ 박성철 교수의 불교 한 컷은 매주 월요일 연재됩니다.
곡우를 즈음해서 나오는 햇차는 단연 최고의 향과 맛을 낸다. 하동은 차 산지로 이미 명성이 자자하지만, 실은 오랜 차의 역사에서 진정한 가치를 찾을 수 있다. 삼국사기에 따르면 신라시대 때 김대렴이 당나라에서 차나무 씨앗을 가져와 왕명으로 지리산 일대에 처음으로 심었다고 전하는데, 바로 그곳이 하동이며 쌍계사와 나란히 터를 잡은 현재의 차 시배지이다.하동군 화개면 운수리 일대 12km에 걸쳐 뻗은 차 밭은 녹음이 그리운 방문객들에게 시원한 풍경을 선물한다. 흔히 차의 맛은 찻잎에 있다고들 하지만, 실은 나무의 뿌리에서부터 맛이 나온
욕망은 어쩌면 지향志向, 그 자체 아닐까 싶다. 손에 잡히는 순간 욕망은 더 이상 그것이 아닌 것처럼. 욕망은 항상 내 손이 미치는 범위 그 너머에서 이글댄다. ※ 박성철 교수의 불교 한 컷은 매주 월요일 연재됩니다.
지리산은 서산대사가 오랫동안 수행처로 삼은 곳이다. 특히 원통암에서 출가해 의신마을 일대에서 20여 년간 정진하였으니, 지리산 전체를 당신의 토굴로 삼았다 해도 과언이 아니다.서산대사 옛길이라 명명한 이 길은 신흥과 의신을 잇는 옛길이다. 지리산에 사람이 살아온 이래로, 그러니까 역사를 짐작할 수 없는 아주 오래된 옛길이다. 특히 의신은 지리산 중에서도 가장 첩첩산중에 속하는 동네다. 이곳에 오기 위해서는 신흥에서 산길을 따라 최소 두 시간은 걸어야 했다. 과거에 호랑이가 지리산을 호령하던 때에는 해가 지면 이 길을 걷지 않았고,
부산의 대표축제로 자리매김한 태종대 수국축제는 매해 여름만 되면 국내외 관광객들로 북적북적 거린다. 하지만 사람들의 눈치싸움이 치열한 태종대 말고도 부산에 수국 명소가 있다고 하여 찾아가 보았다. 바로 철마면 고촌리에 위치한 고불사이다.고불사에 도착하니 형형색색의 동그란 수국들이 입구에서부터 반겨주고 있었다. 고불사 입구에 피어있는 수국은 기와담장과 어우러져 멋진 풍경을 연출한다. 이 기와는 고려시대 기와로 100년이 넘었다고 하니 더욱 신비롭다. 기와 사이로 삐쭉 나와 있는 수국 한 송이가 눈에 띄었다. 그 좁은 기와 사이로 가지
편집자주_ 송광사 율주이자 부산 관음사 회주 지현 스님. 어린이 포교, 사회복지재단 운영 등 스님은 부산에서 30여년 간 포교활동을 펼치고 있다. 늘 미소로서 대중과 마주하는 스님에게 질문을 했다. "스님, 행복하신가요?" 스님은 되묻는다. "행복하지 않나요?" 불교를 믿는 사람에게 행복은 너무나 가깝고 친근한 것이어야 한다. 그러나 우리는 여전히 행복을 쫓고만 있다. 여름이 시작되는 어느날, 스님과 카페에 마주앉아 행복에 관한 얘기를 나누었다. "과거의 조상으로부터 미래의 자식에게 이어지는 사이에‘나’가 존재하고, 수많은 가르침
원숭이가 직접 찍은 실제 본인 셀카 사진이다. 인간처럼 환하게 웃는 모습이 참 인상적이다. 남들이 SNS에 올린 사진은 죄다 행복해 보인다. 상대적으로 내 삶만 불행한 것 같다. 누구나 SNS에 셀카를 올리면서 하는 생각 ‘나만 빼고 왜 다들 행복한 거야?’ ※ 박성철 교수의 불교 한 컷은 매주 월요일 연재됩니다.
김시습이 말년에 충남 부여 무량사에서 병들어 누워 있을 때였다. 스님들이 김시습에게 물었다. “어떤 병에 걸리셨습니까?” 그러자 김시습이 답했다. “나는 행락병(行樂病)에 걸렸네.” 평생을 유랑하며 살았던 그의 인생을 그대로 보여주는 답변이다. 하지만 비단 김시습뿐이랴. 우리 모두는 길 위에 살고 있다. 때론 묵묵히, 때론 방황하며, 때론 잠시 멈추기도 하며 삶의 수많은 길을 거쳐 왔다. 그래서 우리는 가끔 두 다리를 의지해 걸음을 내딛으며 살아 있는 길을 걸을 필요가 있다.쌍계사에서 국사암으로 가는 길은 짧다. 종각에서 금당으로
나만 나를 잘 모른다... ※ 박성철 교수의 불교 한 컷은 매주 월요일 연재됩니다.
부산에 사는 사람이라면 금정구 일대에서 하늘 높이 치솟은 대형 불상을 보고 ‘저긴 어디일까?’라는 의문을 품어본 적이 있을 것이다. 이 대형 불상이 자리 잡은 곳은 바로 ‘홍법사’라는 절이다.오늘은 홍법사에 ‘화두’라는 갤러리 카페가 있다고 하여 발걸음을 옮겨보았다. 홍법사를 찾아가는 길 역시 거대한 좌불상이 가장 먼저 눈에 띈다. 홍법사 입구에 들어서니 넓은 잔디마당이 보인다. 이 잔디마당은 부산시민 모두에게 개방되어 있어 시민들에게 좋은 힐링 장소, 나들이 장소로 손꼽힌다. 6월 햇살에 비친 잔디들은 더욱 싱그러운 빛을 띠고 있
※ 박성철 교수의 불교 한 컷은 매주 월요일 연재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