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깥을 지향하는 그 눈으로 자기 자신을 바라볼 수 있는 능력은, 인간이 유일하다.돌고래나 원숭이는 뭐 그렇다 치고...아무튼 이런 엄청난 슈퍼파워로 우리가 하는 거라고는 "다른 애들은 죄다 롱 패딩 입는단 말이야, 우리 반에서 나만 없어!" 이렇게 떼쓰는 것 밖엔 없는 걸까?누진통을 얻은 부처는 절대 못 한다는 후회나 참회 같은 것도 우린 할 수 있는데 말이다. 우리의 불행은 필요 이상의 능력 때문인지도 모르겠다. ※ 박성철 교수의 불교 한 컷은 매주 월요일 연재됩니다.
의사 눈에는 거북목 현상만 눈에 띄고, 업자는 괜히 마감 처리가 잘 되었는지 만지며, 목도리 사장은 올 겨울은 어떤 브랜드를 주로 두르는지 체크한다.사람들은 이처럼 세상을 각자 다르게 이해한다. 동일 공간을 너무나 다양한 인종과 너무나 다른 세상으로 채우는, 가장 효과적인 방식이다. ※ 박성철 교수의 불교 한 컷은 매주 월요일 연재됩니다.
내 눈에 두려움이 깃드는 순간, 벽지는 괴물의 눈이 되고 웃는 인형은 처키로 바뀐다. ※ 박성철 교수의 불교 한 컷은 매주 월요일 연재됩니다.
머리에서 가슴까지 불과 30센티미터인데, 아는 것과 행동하는 것 사이는 내가 겪어온 윤회만큼이나 멀다. ※ 박성철 교수의 불교 한 컷은 매주 월요일 연재됩니다.
천(天)·인간(人間)·아수라(阿修羅)·축생(畜生)·아귀(餓鬼)·지옥(地獄), 내 마음의 여섯 가지 모양 ※ 박성철 교수의 불교 한 컷은 매주 월요일 연재됩니다.
'뭘 고를까?' 눈 앞에 놓인 많은 초콜릿 중 내가 선택하는 것은 이미 정해져 있다.흰 캔버스에는 보이지 않는, 그러나 이미 정해진 선과 색깔이 선명하다. 시도하는 그 어떤 선택이라도 이면에 도사리고 있는 습관이 작용하는 한 나는 초콜릿 하나도 내 마음대로 못 사는 것이다.초콜릿, 핸드폰 케이스, 스니커즈, 내 삶까지도... ※ 박성철 교수의 불교한 컷은 매주 월요일 연재됩니다.
지는 해를 로맨틱한 얼굴로 바라보고 있자니 와이프가 슬쩍 다가와 귀에다 대고 이런다.“저기 저 석양(夕陽) 멋지지? 사실 저거 다 먼지다!?”얄궂은 콧바람 소리에 맬랑꼬리해진 내 기분이 확 쪼그라든다. 아내 해석으로는 대기 속에 있는 먼지가 햇빛에 반사되어 붉게 보이는 거란다. 뒤집어 말해 대기 중에 먼지가 없거나 공기가 너무 맑다면 석양은 존재하지 않는단다.아, 섹시한 먼지였다니!!! ※ 박성철 교수님의 불교 한 컷은 매주 월요일 연재됩니다.
이 세상에서의 앎이란 전적으로 타방과의 관계 속에서 결정된다.비교항이 있어야 우리 아파트는 얼마나 큰 지, 아들은 수학을 얼마나 잘 하고, 우리는 얼마나 행복한 지도 알 수 있다.이런 젠장!!! ※ 박성철 교수의 불교한컷은 매주 월요일 연재됩니다.
그런 경험들 있으리라. 잡으려는 의도를 품는 순간, 새나 다람쥐는 나에게서 멀어진다.아무리 웃는 얼굴로, 두 손 가득 먹이로 유혹하더라도... ※ 박성철 교수의 불교 한 컷은 매주 월요일 연재됩니다.
쉽게 타오르고 금방 식어버리는, 이런걸 인간들은 좋아한단 말이지? ※ 박성철 교수의 불교 한 컷은 매주 월요일 연재됩니다.
새들이 난다. 그러자 고래가 헤엄치기 시작한다.인이 연을 만나면, 없던 것이 마치 늘 그 자리에 있었던 것처럼 새로이 생겨난다. ※ 박성철 교수의 불교 한 컷은 매주 월요일 연재됩니다.
손에 잡히는 욕망은 더 이상 욕망이 아니다. 진짜 욕망은 나를 계속 밀어붙여 내 근본 자리로부터 멀어지게 한다.왜일까?욕망은 신기하게도 내 안에 있는데 말이다. ※ 박성철 교수의 불교 한 컷은 매주 월요일 연재됩니다.
'나눔'과 '이음'을 한 자리에서 구현한, 다리는 인류가 만든 최고의 발명품이 아닐까 싶다. 그런 의미에서 "성불하세요."라는 불교식 인사는 중생과 부처로 나누어졌기에 그 둘을 회통할 수 있음을 상징하는 인류 문화 그 정점의 결실이다. "성불하세요.""성불하세요.""먼저 성불하세요.“ ※ 박성철 교수의 불교 한 컷은 매주 월요일 연재됩니다.
행복하고 싶지만 내 행복은 요원해 보이고, 실제 행복하면 또 이래도 되나 싶고... 우리가 추구하는 행복이, 어쩌면 행복이 아닌지도 모른다. ※ 박성철 교수의 불교 한 컷은 매주 월요일 연재됩니다.
영축총림 통도사의 차밭이 싱그러운 초록빛으로 물들었다. 소록소록 돋아난 녹차의 새순은 보기만 해도 그 향기가 코끝까지 전해오는 듯한 느낌이다.경남 양산에 위치한 영축산 통도사를 찾았다. 통도사 큰절로 가기 위해서는 매표소에서 일주문 사이 소나무가 길 양옆으로 늘어서 있는 무풍한송길을 지나야 한다. 2018년 아름다운 숲길로 선정된 무풍한송길은 춤을 추는 듯 구불거리는 소나무의 절경과 향긋한 솔향, 흐르는 물소리까지 오감을 만족시켜주는 길이다.봄의 중간과 여름의 시작점 그 어딘가에 위치한 계절 덕분에 걷는 것이 즐겁다. 따가운 햇볕
사바세계에서의 시간 흐름은 매우 흥미롭다. 낮 속에 밤이 숨어 있고, 겨울 속 이미 봄이 와 있다. 가까이서 보면 잘 안 보인다. 멀리서 봐야 안다.아니, 두 눈을 가지고 여러 시선으로 볼 줄 알아야 제대로 본다. ※ 박성철 교수의 불교 한 컷은 매주 월요일 연재됩니다.
본인을 너무 하찮게 여겨도, 그렇다고 너무 크게 평가하는 것도 위험하다. 내가 나를 바로 아는 것이 그래서 어렵고도 중요한 이유다. ※ 박성철 교수의 불교 한 컷은 매주 월요일 연재됩니다.
봄비가 내려 풍년이 든다고 전해지는 절기 곡우, 4월 19일 혜원정사에서는 봄비가 촉촉하게 내리는 가운데 기분 좋은 빗소리 사이로 천진불의 맑은 노랫소리가 도량을 가득 채웠다.이날은 지난주 새롭게 창단하며 활동을 시작한 혜원어린이합창단의 첫 번째 정기연습이 있는 날이었다. 설레는 마음으로 절에 모인 15명의 어린 합창단원들의 얼굴에는 웃음꽃이 활짝 피었다.오후 2시 30분, 본격적인 합창 연습에 앞서 아이들은 선생님을 따라 의식을 봉행한 후 대표 어린이의 음성에 따라 발원문을 낭독하고 어린이 오계를 가슴에 새겼다.“혜원정사에 오는
제일 좋아하는 색깔이 뭔지를 물어본다. 파란색, 빨간색...보다 그 이유가 중요하다. 가령 시원하다. 화끈하다. 샘물같은 느낌이다...두 번째로 좋아하는 색깔을 또 물어본다. 역시 그 이유가 중요하다. 아이보리는 엄마 냄새가 난다거나 하는...가장 좋아하는 색깔로 떠오르는 건 남이 날 이렇게 봐줬으면 하는, 가짜 나라면 두 번째로 좋아하는 색깔은 내가 느끼는 진짜 나라고 한다.나와 진짜 나... 인간은 누구나 그 갭만큼 괴롭다. 하지만 '아, 내가 왜 그랬지?'라는 후회와 반성은 아이러니하게도 그 간극에서 가능하다. 인간은 이렇게
내 눈앞에 펼쳐진 모든 것들은 빈틈없이 나다. I am what i see... 인식 대상은 그 주체와 한 몸이니까. 주체가 대상을 능동적으로 바꾸기도 하지만, 대상에 의해 주체가 영향을 받기도 한다. 같지만 다른 그 관계 속에서 나는 온 우주[法界]고, 내 앞에 펼쳐진 세상은 딱 한 톨의 씨앗[法界]이다. ※ 박성철 교수의 불교 한 컷은 매주 월요일 연재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