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녀에게는 꿈이 있다. 하나, 자가용 모닝을 4륜구동으로 바꾸는 거다. 온갖 암자를 날아다닐 수 있게! 둘, 디자인 스튜디오에 실력 있는 직원들을 뽑아두는 거다. 날마다 절에 다닐 수 있도록! 셋, 현생에서 부자가 되는 거다. 어려운 사람들을 더 많이 도와주기 위해서! 그리고 넷, 다음 생에도 부자가 되는 거다! 지금의 ‘나’를 있게 한 불교에게 진 빚을 계속 갚아나갈 수 있도록!불교에 너무나도 진심인 이 불자의 정체는 디자이너 심효빈 씨(35살, 법명 정수안). 불교 시각디자인 스튜디오 ‘추추비니’의 대표다. 불교에서 영감을 받아
“부처님 가르침을 어떻게 실천했냐고요? 음... 좋은 선임이 되어줬습니다!”모태불자라서, 혹은 템플스테이를 향한 가벼운 호기심도 아니었다. 군 시절, 군법당에 들어선 것을 계기로 불교와 인연을 맺게 된 청년불자가 있다. 동아대학교 불교동아리 회장 최문봉 법우는 부처님의 가르침이 힘들었던 군 시절 큰 버팀목이 되었다고 했다. 어떤 가르침이 가장 힘이 되었냐고 물으니 핸드폰을 건넨다. ‘모든 악을 행하지 말고 많은 착한 일을 받들어 행하며 스스로 그 뜻을 깨끗이 하라. 이 모두가 부처님의 가르침이다.’ 부처님의 가르침을 ‘좋은 선임’이
부산대 불교동아리 회장 이동규 법우는 지난해 고가의 다기 세트를 구입했다. 동아리방 안에서 가장 비싼 물품이다. 주 용도는 “차 한잔해.” 동아리방에 온 손님들에게 차 한잔을 대접하며 좋은 이야기를 나누기 위해서다. 소주보다 건강하고, 소맥보다 건전하며, 복잡한 마음을 편안하게 해주는 차 한잔에 많은 학우들이 동아리방을 오갔다고 했다.“요즘애들은 커피나 술을 마시지, 차는 잘 모르잖아요. 차 한잔이 주는 차분한 매력을 느껴보면 동아리방을 좀 더 자주 방문하지 않을까, 해서 구입했어요.”‘차 한잔’의 포교가 조금 효과가 있었던 것 같
MZ세대라고 불리우는 ‘요즘애들’의 특징은 흔히 #개인주의 #이기적이라고들 말한다. 집단보다는 개인의 행복을, 남의 말보다는 자신의 신념에 따라 행동하는 자유분방함 때문이다. 그래서 요즘애들은 당돌하고 이기적일 줄 알았다. 그러나 달랐다. 불교를 대하는 이들의 고민은 사뭇 진지했고, 동시에 유쾌했으며, “이 좋은 걸 우리만 알기 아깝잖아요!”라고 입모아 말하는 이들의 마음씨에 기분 좋은 여운을 느끼기도 했다. 청년불자 감소의 문제를 안고 있는 불교계. 이들은 어떻게 불교와 만나, 어떤 매력을 느꼈을까. 또 어떤 활동을 하며, 이들이
아기자기하고 깨끗한 골목. 틈새마다 햇빛이 쨍하게 비춘다. 그 위로는 ‘행복밥상’ ‘행복학교’ ‘행복세탁소’ ‘행복부동산’이 곳곳에서 고개를 내밀고 있다. 골목의 정체를 물었다. 그 중심에는 ‘행복선원’ 있다고 한다.지난달 5일, 부산 북구 덕천동 일대는 활기가 넘쳤다. 어린이가 친환경 물품을 직접 만들고 체험하는 이색적인 플리마켓이 한자리에 모였다. 일명 ‘어린이 아나바다’, 어린이에게 ‘아껴쓰고 나눠쓰고 바꿔쓰고 다시쓰는’ 친환경 운동의 의미를 놀이로써 일깨워주기 위한 행사다.행복선원이 주최한 이날 행사는 많은 어린이의 참여 속
이 법문은 2월 10일 원오사에서 봉행된 ‘임인년 정초기도 특별 법석 - 영축총림 통도사 주지 현문 스님 초청 법회’에서 현문 스님이 설한 법문의 내용을 정리한 것입니다.오늘은 임인년 음력으로 새해가 지나가고, 양력으로 하면 한 달이 훌쩍 지나간 날입니다. 여기 모인 불자 여러분들도 모두 새해에 발원을 하셨지요? 저 스스로도 정월 초하룻날이 되면 ‘올해는 뭔가를 해야겠다’고 발원을 합니다. 그 발원이 일 년 내내 간다면 못 고칠 허물이 없겠지만, 한 3일이 지나면 다 잊어먹지요. 그래서 요즘 후배들에게 항상 하는 소리가 있습니다.
도심 속의 산중에 위치한 심곡암에는 오묘한 풍경소리가 가득하다. 고운 바위로 이어진 계단, 그 위에 흩어진 낙엽과 하얀 눈을 밟을 때 나는 발자국 소리, 까악 우는 까마귀와 고양이 소리. 그 위로 원경 스님의 나긋한 목소리가 이불처럼 폭 덮힌다. 스님은 온기 가득한 목소리로 시를 읊는다.“사랑하는 사람이 곁에 있을 때사랑을 하고소중한 사람이 먼 곳에 있을 때정중히 안부를 물을 일이다.내 안의 사랑을 퍼주기도 전에떠나가지 않도록마음을 기울여 사랑할 일이다.” 사랑에 의한, 사랑을 위한 따뜻한 책이 출간됐다. 7년간 무료급식소를 운영하
“...........” 때로는 몇 마디 말보다 침묵이 사람의 마음을 관통하곤 한다.쿠무다의 개관식이 있던 날, 무대 위에 오른 주석 스님은 감회가 남다른 듯 눈시울을 붉히며 한동안 말을 잇지 못했다. 그저 이 순간을 영원히 간직하고 싶은 듯 공연장을 가득 메운 한 사람 한 사람을 눈에 담아둘 뿐이었다. 객석에 자리한 많은 스님과 불자들 역시 주석 스님의 마음을 아는 듯 함께 눈물을 닦았다. 어떤 말도 오가지 않았다. 잠시 시간이 멈춘 것처럼 고요했던 그때, 백 마디 말보다 더욱 강한 진심이 느껴지는 순간이었다.지난 9일, 쿠무다
“인공지능에도 불성이 있나요?”시절인연(時節因緣). 저자는 자신이 불교와 인공지능의 관계에 관심을 가지게 된 계기를 이렇게 지칭한다. 해인사승가대학 학인 시절, 저자는 문득 “인공지능에도 불성이 있을까?”라는 소박한 질문을 시작으로 인공지능과의 인연을 이어왔다.제4차 산업혁명이라는 대변혁이 진행되는 와중에 ‘코로나 팬데믹’까지 덮친 ‘이중 충격(Double shock)’의 시대가 도래했다. ‘인공지능’은 자신의 삶과 별 상관이 없다고 생각하는 독자들이 많겠지만, 그것은 생각보다 우리의 삶에 깊게 스며들어 있다.“붓다는 열반 직전 제
“함께 웃는 세상, 여기는 미소원입니다!”‘미소원’은 부산 불자들이 모여 어려운 이웃들에 도움의 온정을 나누는 봉사단체다. 지난 2011년 11월 창단을 시작으로 재소자가 희망을 얻고, 실명 위기에 있던 사람이 앞을 보고, 수재민의 집이 새집으로 탈바꿈하는 등 이곳에서는 수많은 기적이 이뤄지고 있다. 그리고 그 중심에는 오랜 세월 타인을 도우며 살아온 장유정 이사장이 있다.“사실 누구든지 자기 돈 안 귀하신 분 있으세요? 다 귀하죠!”자기 돈 하나도 귀하지 않은 듯 돈이 모이는 족족 어려운 이웃들을 위해 베풀어온 미소원은 올해로 개
“인공지능에도 불성이 있을까?” 학인 시절, 위와 같은 소박한 질문을 시작으로 인공지능과의 인연을 이어온 해인총림 해인사 승가대학 학장대행 보일 스님이 최근 저서 『AI 부디즘』을 출간했다. 지난 8일 출간을 맞아 저자 보일 스님을 만났다. 붉은 단풍잎이 곱게 물든 해인사. 풍경과 잘 어울리는 열정 어린 눈빛을 띤 보일 스님은 인공지능과의 만남을 ‘시절 인연’이라 칭하며 정성스럽게 책을 소개했다.학인 시절 도반들과 대화하다 주제 떠올려전국승가대학 학인 논문 공모전 대상 수상이후 불교신문 2년간 연재 끝에 책 출간“인공지능과 인연을
『선율겸행』은 전국선원수좌회 의장을 역임하고, 현재 문경 한산사 용성선원 선원장으로 있으면서 선교겸수(禪敎兼修) · 선율겸행(禪律兼行)의 불이선(不二禪) 운동에 힘쓰고 있는 월암 스님이 우리 시대의 수행자는 물론 불자들에게 어떻게 수행할 것인가라는 화두를 던지고 여기에 대한 명확한 답을 제시한 책이다. 월암月菴 스님은 1973년 경주 중생사에서 불심도문佛心道文 대종사를 은사로 출가하였다. 해인사에서 고암상언古庵祥彦 대종사로부터 비구계를 수지하였으며, 중국과 한국의 선원에서 수선 안거 하였다. 전국선원수좌회 의장을 역임하였으며, 벽송
비슬산 용연사로 향하는 길 오른편에 넓게 펼쳐진 용연지에는 용연사의 전설이 서려있다. 용연지는 과거 주변 마을의 식수와 농업용수 공급에 중요한 역할을 하던 못으로 마을 사람들은 매월 정초 연못에 제사를 올리며 그 해의 풍년을 기원했다. 그러나 외적의 침입으로 일곱 명의 마을 청년들이 목숨을 잃었고 몇 년 후 못의 물이 이유 없이 계속 마르기 시작했다. 마을 사람들이 이를 심각하게 여겨 일곱 명의 청년들을 기리는 제사를 매년 크게 치러주자 마침내 못에는 다시 물이 다시 차올랐다.이후 언제부터인가 못에는 일곱 마리의 어린용이 살며 이
팔공산 서쪽 끝자락 도로변 바로 옆에 위치한 송림사(松林寺)는 소나무 숲에서 절이 솟아났다는 전설을 가진 절이다. 송림사를 둘러싸고 있는 나지막한 돌담과 새록새록 물빛을 머금은 잔디, 커다란 정원수는 절이라기보다는 평온한 공원을 떠올리게 해 꼭 불자가 아니더라도 시민들이 두루 찾을 수 있는 공간이다. 소나무 숲에 생긴 절,신라시대 천년고찰송림사는 544년(진흥왕 5)에 진나라에서 귀국한 명관이 중국에서 가져온 불사리를 봉안하기 위해 창건했다. 그 때 이 절에 호국안민을 위한 탑을 세웠으며, 그 뒤 1092년(선종 9)에 대각국사 의
생각지도 못했던 풍경들을 마주하게 될 때면 커다란 선물을 받은 것처럼 마음이 설렌다. 청도에 위치한 호거산 운문사(雲門寺)로 올라가는 길, 잘 닦여진 도로 왼쪽으로는 거대한 운문천이 조용하게 흐르고 앞으로는 짙은 초록의 가로수 터널이 이어져 운문사에 발걸음이 채 닿기도 전 마주한 풍경은 불자들에게 뜻밖의 큰 선물이다.부드러운 곡선, 춤추는 소나무솔바람길과 처진소나무운문사 매표소를 지나 경내로 들어가기 전 부드러운 곡선을 자랑하며 마치 춤을 추는 것 같은 소나무 숲길이 눈길을 끈다. 하늘 높이 뻗어있는 소나무들은 굽이굽이 각자의 자리
월은산 숲을 따라 굽이진 길을 오르다 보면 작지만 아늑한 대산사를 만날 수 있다. 대산사에서 가장 유명한 것은 경내 한 가운데 자리 잡고 있는 삼층 석탑인데, 바로 이 석탑의 지대석 모서리에 뚜렷하게 새겨진 멧돼지 형상 때문이다. 대산사를 품고 있는 월은산은 풍수지리학적으로 제비가 알을 품고 있는 형국인데 대산사로 올라오는 길이 뱀의 모양과 닮아 있어 이 뱀이 제비알을 훔쳐가지 않도록 석탑에 멧돼지를 새겨 놓았다고 한다. 삼층 석탑 오른쪽 하단에 있는 멧돼지는 모서리를 기준으로 양면에 눈을, 모서리 중앙에 코를 툭 튀어나오게 조각했
"그냥 의자 위에 서 있을 수도 있잖아?"기어이 부정적으로 생각하거나 상상하는 것은 리스크를 줄이려는 건강한 습관이다. 진화론적으로...하지만, 그것이 자기 부정적이고 모순적인 번뇌 때문이라면 인간은 그 오랜 세월 전혀 진화하지 못했다. 어리석게도...
우리 집은 19층.살기에 너무 높다. 하지만, 계단 오르기 운동하기엔 숨이 턱턱 막힐 정도로 최고다. 걸어 올라가니 운동도 되고 좋다.하지만, 자동센서 불이 19번이나 켜졌다 꺼진다. '내가 운동하는데 왜, 아파트 세대 전체가 전기세를 내야 할까?' 답을 찾을 때까지만 계단을 오르자고 했는데 아마 오랫동안 폐를 끼칠 것 같아 걱정이다.도통 답을 못 찾겠다. ※ 박성철 교수의 불교 한 컷은 매주 월요일 연재됩니다.
"생일 축하해."(처음 맞는 13번째 생일인지, 41번 반복한 13번째 생일인지는 모르겠지만 말이야.)갑자기 생일이 무서워지는 순간... ※ 박성철 교수의 불교 한 컷은 매주 월요일 연재됩니다.
어느 순간 시침과 초침이 움직이고 있음을 안다. 그러다 어느 순간, 그 움직임은 멈춘다. 이게 삶일 리 없다. 이게 다 일리도...움직이기 이전의, 멈춘 다음의 맥락을 모른 채 그저 초침이 죽었다는 사실에만 멈추어서는 그 전모를 파악할 수 없다.삶에서 죽음을 이야기해야 할 근거는 충분하다. ※ 박성철 교수의 불교 한 컷은 매주 월요일 연재됩니다.